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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이상 희귀질환은 없다?

[커버스토리] 더 이상 희귀질환은 없다? - (1)

 Cover story: No more rare diseases?

 

정부, 현행 희귀질환 지원 대상자 확대 계획 없다 밝혀

The government expresses its lack of intention of augmentation in the support application policy for patients with rare diseases
 

 


        ▲ 고대구로병원 송해룡 희귀난치성질환센터장이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는 환아의 상태를 보고 있다.

 

 


# 첫째 아이가 다른 아이들 보다 다리가 조금 휜 모습을 발견했을 땐 “자라면서 나아지겠지, 별 일 아니겠지”라고만 생각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은 동네 의원에서도 아이가 약해 보인다고만 해 먹을거리에 좀 더 신경을 썼다. 하지만 돌이 지나 걷고 뛸 때가 됐는데도 일어서는 것 조차 힘들어 했다.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지 하면서도 불안감에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좀 더 지켜보거나 큰 대학병원으로 가보라는 말뿐이었다. 제주도에서 몸도 성치 않은 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검사 받고자 올라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마음 한편에선 기우겠지 하는 바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다리보정기를 달아주고 빨리 건강해져 다른 아이들과 함께 뛰어 놀기를 기대했다. 그러던 중 둘째를 갖게 됐다. 설상가상 둘째도 첫째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더 이상 가만히 앉아만 있을 수 없었다. 좋다는 병원, 유명하다는 의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서울 대형병원을 수 차례 오간 끝에 내 아이들이 아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잠시라도 머뭇거렸던 순간이 후회됐다. 믿기지 않았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제주도에 살면서 바닷가 근처를 떠나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힘들어도 살이 벌겋다 못해 하얗게 벗겨질 때까지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었다. 그런 아이들이 비타민D 저항성 구루병, 구루병이란다.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이 생길 정도로 제주도에서 서울로 수백 번을 오갔다. 서울에 갈 때마다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당장이라도 병원 근처로 이사를 가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로 가자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병원비, 교통비를 감당할 수 있는 것도 남편이 건실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 덕분이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아이들이 커갈수록 불어나는 병원비,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고대 구로병원 희귀질환연구소에서 만난 비타민D 저항성 구루병 환아 남매의 어머니인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지리적인 여건은 열악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그나마 여건이 나은 편에 속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희귀난치성질환 헬프라인’ 온라인 상담실에 ‘아칼라지아(식도이완불능증)를 의료비 지원 목록에 등록시켜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B씨. 그는 글을 통해 “지방에서 수없이 병원을 다니다가 서울대병원에서 아칼라지아라는 병명을 처음 알게 됐다”며 “병원비와 수술비를 공무원인 아버지의 퇴직금을 담보로 대출받아 감당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지속적인 검진과 약 처방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등록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보장률(비급여 포함)을 현행 75%에서 오는 2016년까지 100%(2013년 85%, 2014년 90%, 2015년 95%) 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정작 박 당선자의 발표에도 희귀질환 환자나 관련 의료진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일까.

 

 

희귀질환자들은 사회가 방치한 ‘고아’

희귀질환은 유병인구 2만명 이하(유럽은 2,000명당 1명 이하, 미국은 2만명 이하)의 병을 말한다. 현재 알려진 희귀질환은 7,000여개, 이중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10% 가량에 불과하다. 환자가 극히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세간의 관심도 덜하다. 단적으로 영어에서는 희귀질환의약품을 ‘Orphan Drug’라고 표현할 정도다. ‘고아’ 또는 ‘소외된(혹은 버림받은)’이란 뜻의‘Orphan’은 질환을 연구,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드물고 치료제 개발(시장성이 적다는 이유 등으로)도 기대하기 힘든 희귀질환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는 단어다.

희귀질환자 개개인들의 힘으로 진단, 치료, 간병 등을 하기란 요원하다. 그러다보니 국가와 사회단체의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 정부 또한 2001년 ▲만성신부전 ▲혈우병 ▲근육병 ▲고셔병 등 4개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의료비 지원 등을 시작해 대상을 2002년 6종, 2003년 8종 등 점차 늘려 지난해에는 134종(의료급여 인정대상은 107개에서 올해부터 144개로 확대)으로 확대했다. 정부 지원 대상인 134종 희귀질환자들은 본인부담금을 10%로 경감시켜주는 ‘희귀난치성질환 산정특례제도’와 소득 수준에 따라 본인부담상한액을 정해 상한액 이상 진료비 부담 시 건강보험에서 환급해 주는 ‘본인부담상한제’로 지원을 받고 있다. 또 일부 희귀질환에 한해 간병비와 호흡보조기, 기침유발기, 특수식이 구입비 등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지원도 병행되고 있다.

12년 간 지원대상과 범위는 늘었지만, 예산은 들쭉날쭉 일정치 않은 모습이다. 2009년 이후부터는 오히려 예산이 줄어들었다. 희귀질환 관련 정부 예산은 2001년 226억4,100만원에서 2007년 391억2,400만원 등 꾸준히 늘다가 2008년 375억1,200만원으로 잠시 줄었고 2009년 432억1,600만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2010년 390억1,300만원, 2011년 324억8,100만원, 2012년 314억7,000만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어떤 희귀질환이냐에 따라 지원여부 결정

희귀질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당연히 경제적 지원이다. 특히 희귀질환 중 적잖은 경우가 유전적 요인에서 기인하고, 개발이 쉽지 않은 값비싼 치료제를 감당해야 하는 등 어지간한 경제력을 가진 이들이 아니고는 경제적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앞서 인터뷰한 A씨의 걱정도 이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관련 예산이 계속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원대상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

질병관리본부 심혈관·희귀난치성질환과 박소연 보건연구사는 “희귀질환자에게 산정특례제도와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해 중복 지원하는 것이 다른 질환 환자들과 비교 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더 이상 지원 대상 질환을 늘려나가는 것은 중단된 상태다. 당초 지난해 기존 (산정특례+본인부담상한제) 지원을 보완코자 했으나, 더 나은 보완책을 찾지 못해 현행 지원제도를 2015년까지 유지키로 했다”고 전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 이행되더라도 현재 134종에만 적용돼 아칼라지아 환자인 B씨와 같은 지원 대상을 늘려달라는 호소는 메아리로만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적으면 수명, 수십 명에 불과한 이들을 위해 지원을 늘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수천, 수만의 환자들과 비교해 형평성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도 이해된다. 그렇다면 현 희귀질환 지원제도는 형평성 있게 운영되고 있을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희귀질환’은 국내 2만 명 이내 유병률, 즉 소수 환자들이 걸린 병을 말한다. 하지만 현재 희귀질환 지원대상인 134종에는 ‘만성신부전(투석중인 환자로 신장장애 2급을 받은 자에 한함)’, ‘파킨슨병’ 등도 포함돼 있다. 만성신부전 환자 중 희귀질환 지원대상인 투석환자들은 2009년 현재 5만6,395명(대한신장학회 말기 신부전 환자등록사업)으로 알려졌다. 파킨슨병 환자 또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원칙대로 할 경우 만성신부전 환자와 파킨슨병 환자 등은 희귀질환 지원대상이 될 수 없다.

한국희귀질환재단 김현주 이사장은 “신부전으로 (희귀질환자에) 등록된 이들만 4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부전은 희귀질환 정의에 맞지 않다. 오히려 만성질환으로 체계적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이런 잘못된 정책으로 정작 지원이 필요한 희귀질환자들이 지원대상에 들어가질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또한 이런 제도적 허점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심혈관·희귀난치성질환과 박현영 과장은 “현재 신부전과 파킨슨병을 희귀난치성질환에 묶어서 지원하고 있는 이유는 유병률 파악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끌어안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청년의사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3013000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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